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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주점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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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ri777 2012. 2. 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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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의동 갈매기살  

비원 사거리 부근 갈매기살 골목.

갈매기살, 소금구이, 갈빗살 등 괜찮은 돼지고기 특수부위가 주를 이룬다. 가격은 7000 - 9000원, 소주 3000원, 맥주 3000원  

짧게는10년, 길게는 15년 이상 한자리에서 고깃집을 운영해 서비스가 노련하다. 친절함도 일반 고깃집보다 낫다.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여덟 군데의 고깃집이 테이블을 모두 골목에 내놓아 진풍경을 벌인다.
골목 안은 고기 굽는 연기와 냄새로 가득 차고 여기저기 술잔 부딪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린다.

味갈미기살 (02-3672-0081).
10년간 운영되던 집을 3년 전에 인수한 엄주환 이영애 부부가 더욱 잘 가꿔놓았다. 인상 좋고 인심 좋아 일대에선 인기다.
고기의 질도 훌륭하고 주변의 운치도 훌륭하다.  

큰길가에서는 보이지 않는 뒷골목에서 상을 펼치고 고기를 굽는 맛이 특별하다.
가끔 아코디언이나 기타를 든 거리의 악사에게 연주를 부탁할 수도 있다. 물론 돈을 내야 하지만. 
분위기상으로는 추억 속 노상주점이지만 가격대는 현대와 별반 차이가 없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단, 갈매기살은 이 골목 단골이 많이 찾는 품목이며 맛도 좋다.


 광장시장 좌판주점  

광장시장 포목점 골목 내 
문어 데친 오징어 주꾸미 꼬막 등 20여 가지 안주, 가격은 한 접시에 3000~5000원, 술값이 정말 저렴하다.
소주 2000원, 막걸리 2000원 

무뚝뚝해 보이는 할머니들, 알고 보면 인정이 넘쳐 흐른다.
그날 그날 물좋은 안주를 살짝 덤으로 내놓으시기도 하고 잘 먹으면 예쁘다고 또 챙겨주신다. 

서울시내에 유일하게 남은 좌판 노상주점 골목. 22명의 할머니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장사를 한다.
좌석도 한 집에 네다섯 개뿐, 쪼그리고 앉아 술잔을 기울이면 할머니도, 옆 자리 주객도 모두 친구가 된다. 

22명의 할머니가 내는 음식 맛은 거기서 거기다. 유난히 인상 좋고 선해 보이는 이화순 할머니(65)는 35년째 노상주점을 하신다. 배고픈 시절을 잊지 못해 손님이 배고픈 건 인정 못한단다.   

인정 많은 할머니들의 손길이 느껴진다. 배고프다고 하면 더 주고 애교를 부리면 싸게 주기도 한다.
돈 벌려고 눈이 시뻘건 장사꾼이 가득한 시대에 소주 가격이 2000원이라니! 

모르는 사람과 어깨를 부딪치며 마셔야 하는 게 나쁠 수도 좋을 수도. 어르신 손님이 많아 겸손(?)하게 마셔야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똑같은 돈을 내더라도 섞어서 달라고 하면 안주를 요것저것 섞어서 준다. 데친 해물을 채소와 초장에 무쳐 먹는 것은 단골만 아는 메뉴다.  


   황학동 곱창구이  

청계천 영도교 앞  
구이곱창, 야채곱창 등 돼지곱창 구이가 주를 이룬다. 가격은 7000~8000원대, 소주 3000원, 맥주 3000원
 
과거 포장마차 골목에서 버젓하게 간판을 내건 음식 골목의 아성을 이뤄낸 아주머니들의 억척스러운 손맛이 돋보인다.
서비스도, 음식 맛도 시원시원하기만 하다.  청계천을 거닐다 슬쩍슬쩍 들어와 술잔을 기울이기에 좋다. 노점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면 커다란 철판에 곱창 굽는 소리가 맛깔스럽게 들려오고 골목은 곱창 굽는 연기로 자욱한 풍경을 자아낸다.

영미네 곱창(02-2253-3341).
곱창 하나로 아들 넷을 모두 키워낸 대한민국 대표 곱창 아주머니의 시원시원한 인정이 인상 깊다.

맞은편 오복이네 곱창(02-2234-5255)도 최근 다크호스로 떠오른 집. 

과거에 벼룩시장으로 유명했던 황학동의 분위기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며 추억에 잠기기에 좋다.
근처에 동대문 먹자골목, 왕십리 소곱창 골목이 가까워 2차를 움직이는 데 편리하다.  한쪽에 한창 진행 중인 건설 현장의 흉물스러운 건물 뼈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전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려면 수고스럽더라도 좀 걸어야 한다. 
야채곱창, 곱창구이가 인기 메뉴다. 다 먹고 나서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 달라고 하면 곱창볶음밥이 완성된다. 


          남대문  

남대문시장 내 .
어묵꼬치, 떡볶이, 오돌뼈, 산낙지, 꼬치구이 등 30여 가지 안주, 가격은 3000~1만원대, 소주 3000원, 맥주 3000원 

남대문시장 내 장사꾼과 관광객을 상대로 잔뼈가 굵은 아주머니들의 억척스러운 서비스.
싹싹하고 친절한 서비스가 세련되기는 했지만 딱 끌리는 인정미는 떨어지는 편. 

남대문시장 특유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마치 동남아시아나 중국의 야시장으로 여행 온 느낌을 준다.
대부분 어두컴컴한 다른 노상주점 골목과 달리 화려한 조명으로 불야성을 이뤄 술맛을 더한다. 

회현역 방면에서 맨 끝집(남대문관광안내소 옆 첫 번째 집). 20년 이상을 한자리에서 장사를 했다.
둥글둥글한 인상이 손맛에도 반영된다. 
남대문 상권을 구경하면서 한잔 즐기기에 그만이다. 특히 갈치 골목, 은호식당(꼬리곰탕), 진주집(곰탕), 막내횟집, 남대문 족발 골목 등 유명한 전통 맛집과 가까이에 있어 2차로 오기에 알맞다.  남대문 관광특구 특유의 장사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 딱히 정이 가는 타입의 노상주점은 아니다.  손님 유치(?) 열기가 대단하다. 어설프게 두리번거리다 잡히지 말고 당당하게 “아줌마, 서비스 꼭이요”라는 약속을 받아라. 진짜 서비스가 나온다.  


 공덕동 돼지갈비 집  

공덕동 신한은행 뒷골목.  가장 오래된 집(고바우)이 50년. 
소금구이, 돼지갈비, 돼지껍데기 등 돼지고기류. 가격은 4000~8000원대, 소주 3000원, 맥주 3000원 

50년간 똑같은 메뉴의 고기를 팔기 때문인지 서빙도, 서비스도 척척! 자리에 앉으면 알아서 상을 차리고 메뉴를 내오는데 허투루 내는 법이 없다. 

옛날에 철길이 있을 당시에는 서울에서 가장 근사한 풍경을 가진 노상주점 골목 중 하나였다. 하지만 철길이 없어지고 공사용 철판으로 답답하게 막혀 있어 아쉽다. 그래도 50년 세월을 품은 가게 내부의 정경은 여전히 천연기념물감이다.

고바우(02-712-7515). 50년 전통을 지닌 공덕동 돼지갈비 골목의 산증인. 두툼한 고기를 통째로 내와 연탄불에 지직지직 구워 주인 부부 내외가 일일이 썰어준다. 옆에 있는 본점 최대포(02-712-9242)도 비슷한 내공을 가지고 있다.

가격에 비해 풍부한 양과 질의 고기. 서울시내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추억의 풍경이다. 50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완숙한 주인의 털털한 서비스. 

올해 5월 31일부로 이 끈적끈적한 옛 풍경은 사라진다. 재개발로 가게를 이전하는 것. 물론 노상에서 고기를 굽는 것도 이제 안녕이다. 서둘러 찾아가 50년 역사를 확인하고 오는 것이 좋을 듯.  다른 고깃집에 비해서 이 골목은 양이 많은 편이다.
만약 둘이 간다면 소금구이 1인분에 돼지껍데기 1인분을 주문하면 딱 좋다.     
   

             아현동  

닭장마차 골목. 아현초등학교 정문 부근
조기, 문어, 먹장어, 제육볶음 등 구이, 볶음, 탕 등 다양한 안주가 있다.
기본 안주 1만원(비싸다고 생각될지 모르나 국, 달걀말이 등 서비스 안주를 푸짐하게 받고 나면 미안한 마음까지 들 정도), 소주 3000원, 맥주 3000원

개성 넘치는 아주머니들이 푸근한 정으로 장사를 한다. 자식에게 밥을 차려주듯 시키지도 않은 밥과 국을 서비스로 챙겨주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닭장처럼 협소한 주점 17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정경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여름에는 노상에 테이블을 펼치고 장사를 한다. 이곳에서 25년 동안 장사를 해온 ‘본전집’의 마영숙 할머니(65)와 바로 옆에서 23년간 장사를 해온 ‘우동 1번지’의 최정자 할머니(66)가 친자매처럼 도와가며 술과 안주를 낸다. 푸근한 정이 뚝뚝 떨어지는 걸쭉한 술상과 외로운 할머니들이 자식처럼 챙겨주는 상차림에 가슴이 뭉클하다. 배가 터질 지경인데 자꾸 내오는 서비스. 이런 술집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위생이 걱정되는 사람들은 일찌감치 고급 술집으로 향할 것.

가자마자 무조건 ‘이모’를 외친다. 그리고 ‘이모, 오늘 뭐가 맛있어요?’ 하며 슬쩍 팔짱을 낀다. 정말 이모가 챙겨주는 것 같은 정성 어린 안주를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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