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 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노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난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함석헌의 <진정한 인간관계가 그리운 날> 中
이명박 대통령님이 서울특별시장을 하실때 애송시가
바로 함석헌님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 였다는군요.
이 시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님은 당시에
"그 사람이 되고자 한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라는 물음은
나의 삶 전체를 돌아보게 하는 화두가 되었고,
살아가면서 풀어가야할 과제가 되었다.
다만 내가 한 사람에게라도 그 사람으로 기억된다면
나는 자신있게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하셨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