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시 - 백창우
새벽 두시 - 백창우 담 밑에 쪼그려앉아 참 오랜만에 실컷 울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할까 언제까지 이렇게 팍팍한 가슴으로 다른 아침을 기다려야할까 하나 남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시계를 본다 나는 얼마나 걸어왔을까 저 앞만 보고 걸어가는 초침처럼, 초침의 길처럼 같은 자리를 맴맴 돌고 있었던 건 아닐까 희망의 별은 멀리 있고 그곳으로 가는 길에 대해 말하는 이 없는데 나는 날마다 어떤 길 위에 서 있다 내 몸에 흐르는 길을 따라갈 뿐 어느 별에 이를지 나는 모른다 그렇게 걸어왔다 쓰다 만 시처럼, 내 삶은 형편없고 내 마음 어둔 방에 먼지만 내려앉지만 나는 다시 어떤 길 위에 서 있을 것이다 내 몸이 향하는 그 길 위에
메모/글고운
2012. 1. 15. 22:27